안녕하세요. 故 박진영, 일러스트레이터 panamaman의 동생입니다. 어제로 장례절차는 무사히 마쳤고, 추모해주시고 위로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유족들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어릴적 앓게된 병으로 몸이 불편했던터라 집 밖으로 나가기 어려웠던 형에게 그림은 세상과 소통할수 있는 통로였습니다. 그림을 통해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일을 하게 되며, 형은 형의 삶을 살 수 있었지요.
그런 형에게 암 선고는 너무나 슬픈 소식이었지만 몇차례의 수술과 항암에도 잘 버티며, 그림도 계속 그리고, 강한 의지로 살아갔습니다. 블로그에도 그런 내용들이 있지요.. 하지만 최근 몇개월간 몸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장례가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첫날, 이런 글을 형이 쓰던 컴퓨터와 키보드로 형의 침대에 앉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감사하게도 형의 그림에 영향을 받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형은 이 블로그를 보고 계신 여러분들의 피드백과 응원의 영향으로 계속 그려야할 이유를 발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형을 응원해주시고 소통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블로그 마지막 포스팅의 추모댓글들, 보내주신 화환, 형의 부고를 알려주신 기사와 그곳의 댓글들, 특별히 여러 지역에서 조문하러 와주셨던 형의 친구분들, 동료작가분들, 팬분들 특별히 감사드리며 그분들을 통해 듣게된 오지 못한 많은 분들의 위로의 말씀들까지 모두 유족들의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특히 직접 찾아와주신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가족이어서 다 알수 없었던 형의 일부분을 찾은 느낌도 들었고, 형의 상황을 상세히 몰랐던 친척들은 큰 위안을 삼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제 형은 더 이상 아픔없는 곳으로 갔고, 어딘가 묶여 있는 잠수부가 아니라 자유로워졌으리라 믿습니다. 비록 우린 더 이상의 형의 새 그림은 볼수 없지만 약 14년간의 그림과 글은 그대로 남아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형은 갔지만 부디 이곳을 기억해주시길 바라며 이만 물러가려고 합니다.
– 故 박진영, 일러스트레이터 panamaman의 유족 일동 –